8주차 미션

김행진
2022-01-11


8주차는 손가락과 손목을 강화하는 주간이다. 

발부터 시작해서 길다면 긴 그 마지막을 손으로 끝맺음을 맺는다. 뭔가 내가 인간임을 새삼스레 확인하는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이번 강의를 들으며 예전에 서술형 시험을 준비할 때가 생각난다. 글을 빨리 많이 쓰니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글씨체와 파지법까지 바꾸었는데, 이런 방법을 몰라서, 아픈 손가락을 많이도 주물렀었다.

손 이야기를 더 하자면, 필라테스를 하고 나서부터 잠에서 깨면 손에 피가 몰린 듯한 감각을 받는다. 글로 형용하기는 어려운데 뭔가 쑥쑥쑥 거리고, 쩌릿쩌릿한 감각이 있다. 손도 더 커진 거 같다. 물론 살이 쪄서일 수도 있다.

요즘 밤마다 뛰고 걷고를 한다.

필라테스에서 배운 것을 감각에 응용하여 하는데, 계속 감각이 발전하고 느낌도 좋아졌다.

달리면, 마치 한마리의 새가 세찬 바람을 맞으며 활공을 하는 듯한 감각이 생겼는데, 이 감각에 의지하면 뭔가 억지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하늘을 나는 거 같은 느낌을 받으며 자유롭게 달릴 수 있다. 이렇게 조금만 달려도 금방 러너스하이 같은 정신적 만족감까지 오는데, 기분이 좋아져서 매일 나가게 된다. 매일 황홀함을 느낀다.

무슨 필라테스를 조금하고 이런 획기적인 변화가 오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 동안 만들어 온 우연들이 겹쳐서인지 몰라도 나는 그랬다.

그동안 좋은 강의해주신 요정쌤께 감사드리고, 또 얼굴도 모르는 수강생 동지분들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 2021 보다 조금만 더 나은 2022 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